고대신문1974호(23.05.15) <탁류세평> 



중국 쓰촨(四川)에서 돌아본 동아시아고령사회 

 


지난달 22일부터 27일까지 5박 6일 동안 중국 남서부 내륙지역에 위치한 충칭(重慶)을 거쳐 쓰촨 (四川)성과 구이저우(貴州)성을 다녀왔다. 이번 일정은 작년 말에 본교에 설립된 총장 직속 ‘고령사회연구원’의 중국 워크숍의 일환이었다. 원장 김태일 행정학과 교수를 비롯해 본인은 해당 연구원의 부원 장 자격으로 연구교수 두 분과 동행했다. 

둘째 날, 스마트 양로 정책을 토대로 정보통신기술(ICT)을 사용하는 커뮤니티 요양기관을 참관하였다. 큰 벽에 설치된 대형모니터로 각종 탐지 기술이나 기기 등을 활용한 ‘스마트 양로 플랫폼’을 통해 관내 고령자뿐만 아니라 재택 고령자들의 식사나 돌봄 등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면이 인상적이었다. 이는 어느 정 도 규모가 있으면서 자금력이 갖 추어진 기관으로 국내의 장기요양복지센터나 요양기관이 난립하는 실정에 비교하면 우리가 많이 영세하다. 

이틀 후 오전에 서남교통(西南 交通)대학의 국제고령과학연구원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실질적인 협력 방안으로 공동저서 집필에 대한 목차를 논의했다. 간행은 내년을 예상하고 있는데 가칭 ‘동아시아 시니어 웰-에이징 에 응용되는 디지털 기술 입문서’ 가 출간하게 되면 반향이 적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연구소들은 교육 기능을 갖고 있다 보니 참관하는 많은 학부생이 흥미진진하게 국제회의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인상 깊었다. 오후에는 쓰촨대학의 공공관리학원, 우리의 행정학과를 방문하여 중국의 고령 연구현황과 고령자 디지털 소 외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장시간 논의했다. 초고령사 회에 진입하면서 증가하는 고령자의 돌봄 수요 대책으로서 커뮤니티 간, 혹은 재택 돌봄에 있어 서 한중간의 문화 차이를 지적하 고 이를 한중 공동과제로 삼자고 했다. 

그 다음날 쓰촨성 허장(合江) 현의 현급 고령사회 시설을 방문하였는데, 이는 우리로 말하자면 양로원이다. 역시 사회주의국가 라 그런지 시설의 운영 면에서 민 간의 자금이 들어오지만 한편으 로 공적인 관리가 더해진다는 반 관반민의 분위기가 강하게 있는 것에 새삼 놀라게 된다. 그리고 관리자의 배려로 원래 가난한 농촌 이었으나 2017년부터 22년까지 실시된 중국의 빈곤 구제 정책에 따라 소득이 크게 향상된 실례를 견학하고 우리의 ‘지방소멸’이라 는 현상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도 생각하게 되었다. 

5박 일정 동안 두 군데의 고령 사회 관련 대학 연구기관과 또한 두 곳의 실제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현장 시설을 참관할 수 있었는데, 이는 본 연구원의 연구 인력 중에 중국인 연구자이며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하방용(何 妨容) 박사의 덕이 컸다. 이 자리를 빌려 준비하느라 수고한 신근영, 하방용 두 분 연구교수의 노고에 감사한다. 

귀국하고 나서 한국의 정해진 앞날이며 나아가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의 미래인 ‘초고령사회’의 문제와 어떻게 부닥뜨릴 것인지 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대한민국 전체인구의 20퍼센트 가 65세 이상이 되는 2025년은 2 년 뒤이다. 더하여 고려대학교 설립 120주년이다. 우리나라는 내후년이 되면 싫 든 좋든 동아시아에서는 일본과 더불어 ‘초고령사회’의 동반자가 된다. 인류가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고령자 양산 시대의 선배격인 일본의 경험과 전체인구의 7퍼 센트가 65세 이상인 ‘고령화사회’ 를 맞은 후발주자이면서도 거침 없이 ICT나 사물 인터넷 등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중국 의 사례로부터 얻을 점은 적지 않을 것이다. 

정치적으로야 각국의 다양한 입장이 많다지만 진정한 동아시아의 평화와 협력은 ‘초고령사회’ 라는 공동의 거인과 싸워야 하는 동아시아국가들의 자구적인 노력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얻은 다양한 지혜와 경험 을 동아시아를 넘어 인류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게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본교 ‘고령사회연구원’의 소임이 아닐까가 이번 워크숍이 남긴 과제이다. 


http://pdf.kunews.ac.kr/1974/197411.pdf